◀ 앵 커 ▶
대전 골령골은 75년 전, 민간인 수천 명이
국가권력에 의해 학살당한 비극의 장소입니다.
대전 골령골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유족들의 염원인 평화공원은 내년에 첫 삽을 뜰
전망이지만, 진상 규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교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적이 드문 골짜기인 대전 골령골.
1950년 6월, 6·25 전쟁이 발발하자
우리 군과 경찰은 이곳에서 집단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대전형무소의 재소자와 민간인까지
적게는 천 8백 명, 많게는 7천여 명이
1km에 달하는 구덩이 8곳에서 숨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골령골에는
제주 4·3과 여순 사건 관련자들도
묻혀 있습니다.
이미경 / 전남 여수시의회 여순사건특별위원장
"(대전) 형무소에 갇혀 계시면서 오지 못한 분들의 유골이 30구 정도가 있다는 말을 듣고, 연계하는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함께 하고자 과거의 아픔을"
75년 전 그날의 진실을 규명하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유족들은 진실화해위원회가
군과 경찰 관련 사건에 유독 엄격한 잣대를 둬
진상 규명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이 위령제에 불참한 대신
그제, 골령골을 갑자기 찾아오면서
유족의 분노에 불을 지폈습니다.
임재근 /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그제)
"국가기념일 (행사) 참석 후에 그냥 거쳐가듯이 골령골을 온 것에 대해서 저희는 분개하는 겁니다."
희생자를 위한 평화공원이 추진 10년 만인
내년에 첫 삽을 뜨게 된 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유해를 화장해 안치하자는 정부와
나중에라도 희생자의 신원을 밝히려면
화장은 안 된다는 유족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전미경 /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회장
"5년, 10년 후에 우리 후손들은 새끼손가락 하나에서도 (DNA를) 빼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화장은 절대 안 되고"
정부는 내년에 평화공원을 착공한 뒤에도
유해를 안치하는 방식을 두고
유족과 절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교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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