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앵 커 ▶
기후위기 속 '폭염 불평등' 실태를 짚어보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앞서 열화상 드론으로 도심 속 폭염 실태를
촬영한 결과, 같은 대전이라도
신도심이나 쪽방촌이냐, 사는 곳에 따라
실제 느끼는 온도는 크게 달랐는데요.
그렇다면 대전에서 가장 더운 곳은 어디일까요?
기상청 통계와 더불어 소득, 주거 형태 등을 더해 대전MBC가 최초로 대전의 폭염 위험 지도를
그려봤습니다.
윤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대전의 한낮 기온이 34도를 기록한 지난 11일.
열화상 드론으로 도심 곳곳을 촬영했더니
신축 아파트 옥상보다 쪽방촌 지붕 온도가
무려 30도 이상 높았습니다.
같은 도시에 살아도, 어떤 곳에 사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더위의 강도가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또, 같은 주거 환경이라도 한낮에
시원한 곳을 찾아 집을 나서기 어려운 고령층과 어린이가 많은 지역일수록 더위에 취약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수와 고령층 및 유소년
인구,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 수,
자치구별 폭염일수 등 다섯 개 항목을 기준으로
대전 전체 82개 행정동의
폭염 위험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각 항목을 3단계로 구분해 점수를 매긴 뒤
이를 합산한 총점이 높은 순서대로
취약도를 '고위험·위험·보통·낮음' 4단계로 분류한 결과, 가장 취약한 '고위험' 지역은
14곳, 전체의 17%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서구는 도마1동과 2동,
내동, 둔산3동, 관저2동, 갈마1동 등 6곳,
동구는 용전동, 산내동, 가양2동, 효동,
용운동, 삼성동 등 6곳이 포함됐고,
유성구는 온천2동 한 곳, 중구에서는 산성동이
고위험 지역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단계 낮은 '위험' 지역은
중구 태평2동 등 모두 26곳이었습니다.
특히, 고위험 지역 14곳 가운데서도
수치상 대전에서 가장 뜨거운 동네는
중구 산성동이었습니다.
직접 현장을 가봤습니다.
주택 대부분이 태양열을 고스란히 머금는
양철 지붕 구조입니다.
열기가 그대로 실내로 전달되지만,
전기요금이 부담돼 고작 선풍기 몇 대로
버티는 가구가 많습니다.
대전시 산성동 주민
"여름에는 슬레이트집이라 햇볕을 이렇게 받잖아요. 그러면 밤에는 잠을 못 자요. 나가서 있는 게 차라리 시원하죠."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상위 30%에 드는 또 다른 동네.
낡은 다세대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건물 사이엔 에어컨 실외기가 빼곡합니다.
"실외기 열기로, 좁은 골목은 찜질방처럼 뜨거운데요. 열기가 벽을 타고 스며들어 맞은편 집까지 덥히는 구조입니다."
실외기 주변 온도를 측정해 보니 47도,
기온보다 10도 이상 높습니다.
고위험 지역 주택 상당수가 외부 열기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는 '단일창' 형태입니다.
윤기수 / 대전시 산성동
"(주변 빌라는) 현대식으로 지은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좀 협소하고, 냉방이라든지, 냉동이라든지 이런 게 시설이 그전만 못하니까.."
같은 도시라도, 사는 곳에 따라 천차만별인
체감 더위.
대전시 전역 82개 행정동의 폭염 위험 순위와
자세한 분석 결과는, 대전MBC 홈페이지와
다음 포털 뉴스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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